애플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애플 지분 또 줄였다…무슨 이유일까?
2025-08-28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AAPL) 주식을 처음 매입한 것은 약 9년 전인 2016년 1분기였습니다. 당시 버크셔는 애플이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자 브랜드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2016년 초부터 현재까지 애플 주가는 무려 766%나 상승하며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버크셔는 애플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다소 접은 듯 보입니다. 2023년 4분기부터 지금까지 버크셔는 총 6억 3천5백만 주의 애플 주식을 매도했으며, 지난 7개 분기 중 5개 분기에서 매각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2천만 주를 추가로 처분했습니다.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지분의 가치는 약 640억 달러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2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애플은 버크셔의 가장 큰 단일 투자 종목으로 남아 있지만, 2억 8천만 주로 줄어든 지분 규모는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대체 왜 이런 매각이 이어지고 있는 걸까요?
우선, 애플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버크셔가 처음 애플 주식을 매입했을 당시에는 주가가 훨씬 저렴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은 34.6으로, 최근 5년 및 10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물론 애플은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런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버크셔는 현재 시점에서 애플 주식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애플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3분기(6월 28일 기준)에는 전년 대비 9.6%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런 성장률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3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3.4% 증가에 그쳤습니다. 이미 높은 매출 기반을 가진 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애플의 하드웨어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성장을 이루기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한편, 세제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연방 부채는 현재 36조 달러에 달하며, 이는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증가한 수치입니다. 게다가 정부는 막대한 재정 적자를 안고 운영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쉽게 멈출 것 같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세율이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법인세율은 21%로,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자본 이득세 역시 향후 인상될 여지가 있습니다. 버크셔는 세율이 오르기 전에 큰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릅니다.
버크셔는 최근 주식 시장에서 순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안전 마진을 중시하는 투자 철학을 가진 버크셔는 애플의 높은 밸류에이션뿐만 아니라 전체 시장의 과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버크셔가 현재 3,440억 달러라는 엄청난 현금 보유고를 쌓아두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현금을 확보해 두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본 것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버크셔의 경영진 변화에 대비한 준비가 거론됩니다. 버크셔는 향후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재정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이러한 매각을 단행했을 수 있습니다. 애플은 버크셔의 역사적인 투자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이제는 새로운 경영진이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애플 주주라면 버크셔의 이러한 매각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의 전설적인 투자자가 왜 애플 지분을 줄이고 있는지, 그 이유를 깊이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할 적기일 수도 있습니다. 버크셔의 움직임은 단순한 매각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