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

잭슨홀 연설이 드러낸 연준의 인플레이션 신뢰도 위기

2025-08-29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방향이 급격히 바뀌며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준은 경제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갑작스럽게 금리 인하를 예고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연준의 최근 입장 변화와 그로 인한 경제적 파장, 그리고 글로벌 금융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며, 왜 이런 결정이 논란을 일으키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연준은 지난 8월 말 잭슨홀 연설에서 노동 시장의 약화 우려를 언급하며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연준은 현재의 금리 정책이 경제를 억제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노동 시장이 더 이상 과열되지 않았고, 고용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용 상황이 악화될 경우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연준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7월 말 회의에서는 노동 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며, 실업률이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임금 상승률도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면서도 점차 둔화되고 있으며, 고용 상황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짧은 시간 안에 입장이 180도 바뀌며, 시장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지난 51개월 동안 계속 초과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목표치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금리 인하를 시작하려는 걸까요?

현재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간 기준으로 거의 3%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실업률은 4.2%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간 변동도 거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 시장 데이터가 갑자기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앞지르며 금리 인하의 근거로 제시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9월 중순부터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금리를 빠르게 1.5~1.75%포인트나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달러 가치 하락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차입 비용은 중앙은행의 단기 금리 인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의 부채가 급증하면서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독일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의 2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인 2.67%까지 올랐습니다. 일본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23%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과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 결과입니다. 일본의 경우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60%에 달해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영국 역시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6%를 넘어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국가 부채 문제는 수익률 급등을 부추기며 다음 금융 위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은 장기 국채 수익률을 억제하기 위해 무제한 돈을 찍어내는 방식으로 채권 시장을 통제하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연준의 잭슨홀 연설 이후 단기 금리는 급격히 하락했지만, 장기 금리는 거의 변동이 없었습니다. 이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장기 금리가 하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작년 가을에도 연준이 금리를 1%포인트 낮췄을 때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오히려 1% 상승한 바 있습니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낮추더라도 기준 대출 금리가 상승한다면, 모기지 금리와 기업 차입 비용도 함께 오를 것입니다. 이는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일으킨 미국 경제의 부동산과 주식 거품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경제 성장률이 아직 위축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금리의 적정 수준은 중앙은행이 아니라 수백만 명의 개인이 저축과 대출 수요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통화 공급 증가율을 GDP 성장률이나 금 채굴 속도에 연동시키고, 은행 시스템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도록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이 도입되지 않는 한, 금융 시스템의 붕괴 주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 붕괴의 잠재적 에너지는 이미 쌓여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연준의 정책 결정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시장은 긴장 속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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