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열풍인가, 거품인가? 엔비디아 실적과 중국 사업이 월스트리트의 답을 결정할 것

2025-08-27

엔비디아(NVDA)의 실적 발표는 이제 단순히 한 회사의 성적표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시가총액 4조 달러에 달하는 이 반도체 거인은 AI 붐의 바로미터로 여겨지고 있으며, 나아가 전체 주식 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자리 잡았습니다. S&P 500 지수에서 시가총액 기준 8%를 차지하며,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칩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이제 개별 기업의 성과라기보다는 거시경제 지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번 실적 발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함께 모여 결과를 지켜보는 '워치 파티'라는 문화적 현상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수요일 장 마감 후 발표될 엔비디아의 최신 분기 실적을 기다리며 긴장하고 있습니다. 옵션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주가가 발표 후 6% 정도 오르거나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2,600억 달러의 변동을 의미합니다. 이는 한 기업의 실적이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지난 5월 마지막 분기 실적 발표 이후 석 달 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35%나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는 계절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히며, 최근 AI 관련 주식에 대한 거품 우려가 커지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이 작년 대비 53% 증가한 4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엔비디아가 제시한 가이던스의 상단에 해당합니다. 주당 순이익은 1.01달러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의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매출은 약 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달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만큼, 만약 이번 실적 발표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중국 관련 제한으로 인해 신중한 전망을 내놓는다면 주가는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붐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로 꼽히지만, 회사의 중요한 사업 부문은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지정학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말부터 시작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에 대한 수출 허가를 요구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H20 칩을 개발했지만, 이 역시 수출 허가 과정에서 복잡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1분기에는 미판매 재고와 구매 약정 관련 비용으로 45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사업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와 중국 구매자들의 주저로 인해 수출 허가 과정이 지연되었고,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칩 구매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리며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 측에서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 검토를 위해 요구하는 정보가 민감한 내용을 포함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며, 칩에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있는 백도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엔비디아는 H20 칩 생산을 줄이고, 성능을 일부 조정한 새로운 AI 데이터센터용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가 중국 관련 매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회사가 이를 실적 전망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엔비디아는 현재 투자자들과 미국 정부라는 두 가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지정학적 문제 외에도 엔비디아는 AI 붐이 거품으로 변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와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사업과 높은 주가(예상 수익의 40배 이상)는 강력한 GPU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특히 메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클라우드 거대 기업과 오픈AI 같은 AI 스타트업이 주요 고객으로, 이들이 지출을 줄이게 된다면 엔비디아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거품에 대한 우려가 이미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2~5년 정도의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이 붕괴할 경우 칩에 투입되는 자금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자동차와 로보틱스 같은 새로운 분야로 투자자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AI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실생활로 확장되는 더 큰 그림을 보여주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이번 실적 발표의 숫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과연 엔비디아의 실적이 AI 열풍을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거품 논란에 불을 지필지, 모두가 숨죽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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